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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거대로봇물과 마법소녀물이 가게 될 길은 무엇인가? 존다리안의 만화와 애니,영화

거대로봇물과 마법소녀물, 사양길로 접어들게 되나 네이버 블로그

거대로봇물과 마법소녀물의 교점을 가졌던 내가 아는 한 첫번째이자 마지막 본격적인 시도.

어쩌면 양 장르를 쇠퇴의 길로 들어서게 만든 원인은 아이러니하게도 둘 다 "환상적인 소재" 즉 판타지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현대 일본 아니메의 주축을 차지하는 라노베 계열 원작의 아니
메 그 외의 오리지널 계획의 아니메들도 적쟎게 진짜 "판타지" 계열의 애니메이션들이 존재해 왔는데 어떻게
거대로봇물과 마법소녀물만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했을까 하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기억하는 라노베 기반 판타지 아니메의 대표격

그 점이 기묘한 점일지도 모르겠다. 어째서 라노베의 판타지는 대중 정확히는 현 오타쿠층에게 먹히고
마법소녀와 로봇은 현 오타쿠들의 눈에서 벗어났느냐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이건 미국의 서부극의 쇠퇴, 홍콩 무협, 격투, 느와르의 쇠퇴와도 닮아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인데 말하자면 이렇다. 어떤 하나의 형식성을 가진 장르는 어떤 계기로 쇠퇴하기 쉽다는 것이다. 서부
극은 기존의 서부극에서부터 스파게티 웨스턴에 이르기까지 그래도 꾸준히 모습을 바꾸어 가며 헐리웃의
주류 장르로 남아 왔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급속히 헐리웃의 스크린에서 서부극은 숫자가 줄어들기 시작
했다. 이것은 왜 그랬던 것일까?

다른 장르들이 부상해서 그런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헐리웃은 의외로 장르로 치면 예전부터 영화 스
펙트럼은 다양했다. SF 같은 경우는 4~50년대에 흥륭한 SF 잡지들의 영향을 받았었고 바디 스내처 원작이나
지구가 멈추는 날 같은 걸출한 영화들도 만들어졌다. (이들은 이후 리메이크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호러는 헐리웃에서 예나 지금이나 안빠지는 장르 아닌가? 그런데 서부극은 무엇이 부족하여 SF나 호러 타 액
션장르, 드라마 장르에게조차도 밀려났던 것일까?

홍콩, 무협, 격투, 느와르는 나름 이유가 분명했다. 바로 홍콩의 중국으로의 흡수가 나름대로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는데 희한한 것은 원래 중국 본토도 문화대혁명의 피바람이 분 뒤에도 천카이거 같은 영화의 거장들이 등장
했었다. 그런데 그런 중국 본토와 홍콩이 합병되자마자 홍콩영화는 쇠퇴의 길로 들어선다. 뭐 홍콩영화 쇠퇴에는
삼합회의 그림자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홍콩이 중국에 흡수되면서 홍콩영화가 쇠퇴의 길로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었던 걸까? 그런 건 아니었던 듯 하다.

어쩌면 서부극과 홍콩 무협, 격투, 느와르의 쇠퇴에서 거대로봇물과 마법소녀물 쇠퇴의 단초가 있을 지도 모른다.
서부극 스파게티 웨스턴의 말기에는 별 괴상한 제목의 영화도 있었고 질도 극도로 떨어졌다는데 (옛날 스파게티
웨스턴 전성기의 영화를 잠시 봤었는데 현대의 느와르 같은 건 뺨치는 수준으로 드라이하면서도 뭔가 묵직했다.
남자의 감수성을 자극한달까?)그게 원인일지도 모르겠는데 반론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마법소녀물이 갑자기 제작편수가 감소하기 전의 시기 그러니까 2000년대 직전에는 상당한 걸작들이 
많았다. 
전투형 마법소녀물의 완성이라 할 만한 세일러문이나 이에 도전하여 독특한 시도와 화려한 오프닝으로 모두의
인상에 깊이 남은 마법기사 레이어스 (바로 첫 사진의 그 작품!), 아류작 소리도 듣지만 지금 봐도 괜찮은 
웨딩피치, 이후 아동 마법소녀물의 모범이 된 오자마녀 도레미 같은 걸작들이 몰려나온 것이다. 

로봇물 역시도 90년대에 일본 애니 전체를 뒤흔든 거작 에반게리온이 나왔고 헤이세이 건담 시리즈도 독특한
시도와 내용으로 깊은 관심을 모았고 (G건담, 건담W이 그 대표, 턴에이도 있구나....) 그리고 용자 시리즈라는
아동 로봇물의 극을 달리는 걸작까지 나왔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2000년대 이후로 서서히 쇠퇴의 길로 들어섰다. 물론 중간중간 준수한 작품들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이 두 장르 다 서서히 힘을 잃어 갔고 요새는 사실상 마법소녀물의 경우 잔인한 장면 넣어서 쇼킹쇼 하는 B급 장면
이라도 넣지 않으면 보지도 않는 장르가 되어 갔고 오히려 아동 애니메이션 프리큐어 시리즈 정도가 정도의 작품
으로서 꾸준히 제작되는 수준이다. 
마법소녀물의 진정한 마지막 보루 

거대로봇물의 경우는 또 다른 의미로 심각한데 주역 메카가 매력적이라고 볼
수 있는 작품도 거의 사라졌고 개성적인 등장 인물들로 이를 메꾸려고 애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말이 거대로봇물이지 를르슈 람페르지 원맨쇼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순수하게 마법을 쓰는 소녀의 활약상을 그린다든가 거대로봇을 타고 싸우는 
소년소녀들의 청춘 이야기만으로는 이제 사람들은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다른 
것을 원하게 된 것이 아닐까? 여기에 핵심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오늘날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니메의 많은 숫자를 차지하게 된 라노베, 만화 원작 학원물이나 이세계물이 가지고 있으면서 마법소녀물과
로봇물이 가지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에 핵심이 있을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거대로봇물과 마법소녀물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단초는 아마 아래 두 작품이 가지고 있을지
도 모른다.

특이한 것은 둘 다 미소녀 동물원을 겸하면서도 시리어스한 전개도 존재하고 다분히 판타지 적 측면 
(마녀들이 전투기 대신 공중전을 벌인다든가 여고생들이 전차를 모는 스포츠를 벌인다든가)도 가지고
있으며 소소한 드라마의 요소도 강하다는 것이다. 이 두 애니에서 어쩌면 마법소녀물과 거대로봇물의
부활의 단초가 있을지도 모른다.


덧글

  • 포스21 2019/03/02 22:16 #

    흠... 그랜라간은 확실히 좋았지만 , 후속타가 부족했죠. 마법소녀물은 원래 저연령층 대상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본래의 관객층에게 돌아갔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00년대 이후 로붓물 중에 기억에 남는 건 신혼합체 고단나, 조이드 제네시스 , 그랜라간 , 더블오 , 진마징가 정도 군요. 아 , 마크로스 F도 있고...10년대 넘어가면 취성의 가르간티아랑 크로스앙쥬 정도가 추가되고 ... 건담은 늘 꾸준히 나오는 중이고... 대략 그정도?
  • 역사관심 2019/03/03 01:28 #

    좋은 분석 잘 읽었습니다. 아래는 제 사견인데 어찌보면 존다리안님 글의 중간부분 문맥과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순수하게 마법을 쓰는 소녀의 활약상을 그린다든가 거대로봇을 타고 싸우는 소년소녀들의 청춘 이야기만으로는 이제 사람들은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게 된 것이다."). 이 부분이 결과이자 원인이란 것.

    일단 개인적인 느낌은 2000년대 이후 비단 특정장르도 장르지만 전체적으로 아니메 자체가 마니악해진 느낌이 굉장히 강해요 (제목부터 느낌이...).

    원래 아니메의 대부흥은 각계각층이 함께 열광할수도 (60-70년대) 있는 TV 아니메를 중심으로 "그걸 바탕으로" (이 부분이 핵심) 뭔가 장르적인 재미까지 주는 좋은 장르물들이 터져나온 (80-90년대)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리 장르물이라 해도 누가 봐도 공감이 가는 기본바탕은 있었죠- 즉, 장르물이라고 특정장르 매니아들만 보는 아니메가 아니었습니다. 어떤 작품을 보고 매우 매력적이고 좋은데 '이건 무슨 장르지?'라고 거꾸로 알아보게 되는 느낌일 정도로 '보편성'들이 있었죠.

    실제로 작품을 제작할때의 '장르의 분류' 역시 이건 이런 장르야라고 박아두고 접근하기 보다는 보편성을 가진 캐릭터와 스토리에 '색감'을 칠하는 음악으로 말하자면 편곡단계에 장르가 입혀진 작품도 많습니다 (요즘 작품같으면 상상도 못할 접근방식).

    그런데 2000년대 이후 (멀리보면 에바시대, 엄밀히 보면 그레라간 시대이후) 뭔가 '기본적으로 다들 좋아하는' 핵심은 날아가고, 보는 사람들만 보는 쪽으로 완전히 틀어버린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그러다보니 점점 '보통의 대중'들은 사라지고 장르팬만 남습니다. 그리고 그게 시장의 모든것이 되니 그 사람들의 요구나 특성에만 기대는, 즉 점점 매니악해지는 (보편성과 반비례) 작품만 강화되는 순환고리 (보통 대중들이 보면 대체 이게 뭐야? 식의 스토리가 양산되는.)

    예를 드신 헐리웃의 장르물들도 기본은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기본적인 좋은 작품들이 중심을 잡아주고 각 장르가 분파해서 거장들이 나타나고 성공해온 느낌이라면, 홍콩영화같은 경우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편입이라 저도 봅니다- 다만 장르적 이유를 찾자면) 무협물과 느와르'에만' 기댄 것이 결국 너무나 반복적인 식상함을 주고 망한 느낌... 예를 들어보자면 같은 논리로 만약 홍콩영화계가 헐리웃같은 '모든 층이 즐길 수 있는 기본작품들'이 여전히 건재했다면 홍콩느와르물 역시 어느 시점에서는 미국의 장르물들처럼 분명 부활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부극도 아니 더 부활하기 힘들다고 보았던 거의 사망한 장르였던 뮤지컬조차 요즘 완전히 부활하고 있지요).

    결국 거의 모든 대중들이 함께 즐기던 TV 애니메이션을 기본적으로 탄탄한 베이스로 깔고, 그 이후 화려하게 태동되고 폭발적으로 가지를 치던 (OVA시스템 태동등) 70~90년대까지 30년간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아니메'라는 동물자체를 지탱해주던 뼈대같은 기본작품군(이라고 해야할까요, 매니악하지 않은 작품군이라고 해야할까요)이 무너지고 사라지면서, 21세기의 아니메계 역시 뭔가 갈라파고스화되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주객이 전도된 것. 요즘은 거꾸로 이런 보편성을 가진 작품이 마치 장르물처럼 드문드문 특정감독의 극장판으로나 접하게 된 느낌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카우보이 비밥'이 그래도 보편성을 가진 장르물의 마지막 작품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아니메를 즐겨온 사람으로 (또한 요즘작품은 멀리하게 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완전한 사견입니다.
  • aascasdsasaxcasdfasf 2019/03/03 02:26 #

    거대로봇물의 마지막 보루인 건담이 아직 버티고 있어서...
  • 풍신 2019/03/03 11:53 #

    뭐 제대로 된 물건 못 만들고 있다는 점도 있겠죠. 요즘은 거대 로봇물 전부 비슷비슷하고, 잘 만들지 못 하고 있고요. 반대로 언급된 신카리온이 좋은 이유는 어느 정도 보편적 재미를 주는 기본에 충실하니까죠. 보기 즐거우면 모두들 보는데, 봐도 즐겁지 않은 인간군상만 만드니 말이죠. 말씀대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로봇물을 만드는 것이 좋겠죠. 걸판 같은 로봇물도 좋을 듯...(애초에 탱크의 상위 호환이니 말이죠.)
  • 포스21 2019/03/03 09:25 #

    확실히 그런거 같네요.

    봐도 즐겁지 않은 인간군상... 이라니 에바가 생각납니다. 확실히 당시로선 기존 로봇물과 획을 긋는 차별화된 내용이었지만 왠지 그게 정석?에 가깝게 변해 버리면서...
  • 마크자쿠 2019/03/03 07:58 #

    미소녀랑 거대로봇이라 레갈리아란 작품이 있는데 시원하게 망했죠
  • 나이브스 2019/03/03 11:53 #

    공포 장르 중 호러 그리고 오컬트란 장르가 관객에 외면을 받은 것도 유럽 사회가 가졌던 2차 세계 대전의 공포 즉 나치당이 만든 공포가 인간의 상식을 뛰어 넘었기 때문에 그 탈출구로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오컬트가 공포로 자리 잡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른 이야기긴 하지만 지금 현재 공포 장르에서 공포의 주된 적이 인간이 되버린 것 만큼

    거대로봇물과 마법소녀물도 과거 세계 정복을 꿈꾸는 악당과 사람들의 희망을 없애려는 존재가 더 이상 가치가 없어지고 그것을 막는 힘이 굳이 거대로봇이나 마법이 아니어도 된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이 이상의 장르의 존재 의의를 찾는 심화가 없어진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아무리 거대로봇과 마법소녀에서 파생된 머천다이징이 상업성을 가졌다고 해도 그것이 장르의 전반을 책임지는 것은 아니기에 언제나 새로운 시선으로 장르에 새로움을 부각하는 노력이 사라진 건 한 장르가 점점 퇴색되어 가는 원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 로그온티어 2019/03/03 13:05 #

    ....글쎄요. 정통으로 따지자면 쇠퇴해보이는 건 맞지만, 그 테이스트나 장르의 목적과 목표가 다른 장르에 흡수되거나 합쳐서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카리오나 로스트 인 더스트가 하드보일드 느와르와 서부극의 이종교배라고 생각해요.

    물론 정통적인 건 아닙니다. 허나 지금은 포스트 모더니즘의 시대고 회의주의의 시대에요. 과거의 꿈이 지금의 재앙의 근원이 되는 시대란 말이죠. 그 끝에서 사회의 격변도 있었지만, 그 격변이 이야기를 선호하고 소비하는 것에 대해 변화가 이뤄졌습니다. 이젠 희망적인 이야기를 보면 저게 가능하기나 하는 일일까라며 의심하게 되는 시대죠.

    그 생각에 따라 현대 작품들도 그 수요를 따라간 것일 뿐입니다. 그속에서 마법소녀물과 로봇물은 쇠퇴하는 것처럼 보이죠. 그래도 사람들에겐 희망적인 이야기를 보고픈 욕망이 아이러니하게도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온전한 코어는 보기 힘들지만, 그 잔재가 현재 성행하는 장르 속에 판터지의 일환으로 녹아 있게 된거죠. 짬뽕되거나 과거 장르 테이스트를 뒤틀어낸 작품이 등장하고, 그 작품들이 호평받게 되었고요. 그래서 저는 이 사회적 흐름에 대해, 안타까운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시선이 변화하고, 장르의 틀을 깨는 실험이 이어지고 있단 증거로 봐요. 많은 사람들이 느낀 배신감과 회의감에 대한 작품의 반영이자, 진보적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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